2008년 10월 28일 화요일

람사르 총회 국제기구 대표 좌담회 2008

제가 사회를 맡은 '람사르 총회 국제기구 대표 좌담회'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0/28/2008102801650.html(원문기사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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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남 창원에서 개막된 '제10차 람사르(Ramsar) 협약 당사국총회'에는 150여 개국 2000여명의 습지전문가와 정부대표, NGO 등이 참가했다. 이들 가운데 아힘 슈타이너(Achim Steiner)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과 줄리아 마튼-레페브르(Julia Marton-Lefevre)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사무총장, 아나다 티에가(Anada Tiega) 람사르 사무총장 등 국제환경기구의 거물들이 이만의 환경부장관과 만나 습지보전과 기후변화 등을 주제로 좌담을 가졌다. 사회는 서울대 김성일 교수(산림과학부)가 맡았다. 이들은 약 1시간20분 동안 진행된 좌담에서 "금융자본이 경제를 이끄는 시대는 가고, 앞으로는 자연자본이 세계경제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습지를 비롯한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성일 서울대 교수=이번 람사르 총회 개최의 의미와 기대하는 바를 말해달라.

▲이만의 환경부장관=이번 총회는 우리나라가 처음 개최하는 다자간(多者間) 환경협약 총회로, 국내 환경관련 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개발로 인해 습지가 매몰되는 사례가 많았는데,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경제개발을 위해 환경을 희생시키는 것은 지속가능성이 없는 방식이다.

▲아나다 티에가 람사르 사무총장=습지는 생물다양성을 지킬 뿐 아니라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역할도 한다. 습지는 내륙습지와 연안습지, 인공습지 등 모두 40개가 넘는 유형이 있다. 이들 모두가 탄소를 저장하거나 흡수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식량안보와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도 습지는 큰 역할을 한다.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아마존의 밀림이나 인도네시아의 산림지대 역시 습지가 아니면 존재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아직 많은 나라들이 습지의 이런 가치를 잘 모르고 있다.

▲줄리아 마튼-레페브르 IUCN 사무총장=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제4차 세계자연보전대회(WCC)에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8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다. 자연보전이라는 하나의 목표가 있기에 가능했다. 기후변화로 (많은 생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종(種)의 보전이라는 윤리적 측면과 함께 생물자원들을 경제적으로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28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제10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총회’개막식에 앞서 국제환경기구 대표들이 습지 보전과 기후 변화 등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 좌담회에는 아힘 슈타이너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 이만의 환경부 장관, 아나다 티에가 람사르 사무총장, 줄리아 마튼-레페브르 세계자연보전연맹 사무총장(왼쪽부터)이 참석했다. 맨 오른쪽은 진행을 맡은 서울대 산림과학부 김성일 교수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김성일=최근 과학자들이 기후변화나 개발행위로 습지가 파괴되면 엄청난 탄소를 방출하는 '탄소 폭탄(carbon bomb)'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티에가=습지는 지표의 6% 정도를 차지하지만 탄소저장 능력은 25%나 된다. 특히 이탄(泥炭) 습지가 굉장히 중요한데, 이게 파괴되면 수백만 년 동안 습지에 저장된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돼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이탄습지를 메워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려는 시도가 많은데, 이로 인해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선 인식이 부족한 상태다.

▲김성일=기후변화의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아힘 슈타이너 UNEP 사무총장=기후변화는 도전이자 기회다. 기후변화로 경제구조가 바뀌는 상황도 실제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은 태양광 에너지 사업에 지금 50만명의 인구가 종사 중이다. 그런데 창원에 와보니 지붕 위에 물 탱크는 얹혀있는데 태양전지판은 보이지 않았다. 생태적 건강성도 살리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그린 뉴딜(green New Deal)' 같은 혁신적 정책이 필요하다. 또 세계적으로 탄소를 저장하는 데 굉장히 많은 돈을 투자하지만, 그것보다는 탄소저장 역할을 하는 자연과 숲, 습지 등을 환경과 경제적 관점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 생각해야 한다.

▲이만의=한국은 지난 50년간 고도의 압축성장 여파로 기후변화 영향을 심각하게 겪고 있다. 기온 상승폭이 세계평균보다 2배 더 높고, 갯벌 매립 등의 여파로 바닷물의 수위도 높아졌다. 그동안 습지의 가치를 가볍게 여겨온 것이다. 앞으로는 새만금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강화할 것이다.

▲마튼-레페브르=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시그널이 자연환경에서 수없이 보여지고 있다. 4계절이 뚜렷한 국가의 경우, 봄은 일찍 오고 여름은 오래 가며 가을은 늦게 찾아온다. 동물들의 번식 패턴이 바뀌고, 전체 생태계가 영향을 받는 징조는 어디서나 많이 볼 수 있다. 기후변화 연구를 하는 과학계가 그 연구성과를 대중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국제기구 간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슈타이너=2008년은 '3F'의 위기를 맞고 있다. 금융(Finance)과 연료(Fuel), 식량(Food)이 그것이다. 이제는 자연자원과 환경을 경제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금융자본이 실물경제를 주도해 왔지만 앞으로는 자연자본이 세계경제를 주도할 것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좋은 예다.

▲김성일=한국과 북한의 환경보전을 위해 어떤 사업을 펼치고 있나.

▲마튼-레페브르=IUCN은 국가와 정부부처, 개인, NGO 등이 모두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은 국가회원으로 2006년에 가입했다. IUCN은 비무장지대(DMZ)에 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려는 한국 정부 방침을 환영하며, 이에 협조하고 있다. 나도 '철의 장막' 국가(마튼-레페브르는 헝가리 출신임)에 산 적이 있어, 군사적 분단상황을 잘 알고 있는데, DMZ는 기회의 땅이다. 남북한이 잘 협력해 DMZ 평화공원을 조성하면 전세계적으로 큰 환영을 받을 것이다.

▲슈타이너=UNEP는 북한의 환경개선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엔 한국정부가 재정지원과 함께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북한 환경개선과 환경관리 역량 개발 등을 위해 지난 2년간 4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제 곧 본격적인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DMZ 평화공원 조성은 남북한 간 환경협력의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정치적 협력통로는 좁지만 환경협력의 통로는 넓다.

▲김성일=람사르 협약에서는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게 뭔가.

▲티에가=습지가 가진 생산성과, 생태계가 인류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모두를 보전하고 유지하는 게 현명한 이용이다. 습지 생산성을 보호하고 유지하게 되면, 현재와 미래세대 모두에게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그 좋은 예가 바로, 한국 순천만의 생태관광이다. 뉴욕시의 경우도 강 유역의 습지를 잘 보전해 수질을 개선시켰는데, 정수장을 추가 건설하고 유지·관리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연간 10억달러)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만의=최근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기만 하면 자연자원을 희생시켜도 괜찮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문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이오디젤이나 바이오에탄올 같은)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습지나 산림지대를 파괴하는 행위다. 이렇게 되면 자연이 갖고 있는 천연적인 정화 능력이 희생될 수밖에 없고, 지구의 자연자원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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